첫사랑과 다시 만난다면 정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은 재회 로맨스이지만 단순히 헤어진 연인이 다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아니다.
최웅과 국연수는 서로를 너무 잘 알았다.
고등학생 때 처음 만나 5년을 연애했고, 누구보다 가까운 사람이 됐다.
그런데 가장 사랑할 때 헤어졌다.
문제는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국연수는 자신의 가난과 현실을 최웅에게 보여주는 것이 두려웠고, 최웅은 자신이 또다시 버려졌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5년이 흐른 뒤 두 사람은 과거에 찍었던 다큐멘터리 때문에 다시 카메라 앞에 서게 된다.
이번에는 예전처럼 사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서로를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만난다.
하지만 카메라가 두 사람을 계속 따라다니자 오래 묻어둔 감정도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그 해 우리는〉의 진짜 이야기는 여기에서 시작한다.
헤어진 연인이 다시 사랑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예전에는 말하지 못했던 자신의 약한 모습을 이제는 상대에게 보여줄 수 있게 되는 과정이다.
※ 아래에는 〈그 해 우리는〉 전체 줄거리와 마지막회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해 우리는 기본정보
- 작품명: 그 해 우리는
- 방송사: SBS
- 방송 기간: 2021년 12월 6일 ~ 2022년 1월 25일
- 회차: 16부작
- 장르: 로맨스, 청춘, 성장
- 극본: 이나은
- 연출: 김윤진, 이단
- 주요 출연: 최우식, 김다미, 김성철, 노정의
- 주요 인물: 최웅, 국연수, 김지웅, 엔제이
전교 1등과 전교 꼴등이 처음 만났다
최웅과 국연수의 시작은 고등학교 시절이다.
국연수는 전교 1등이다.
무엇이든 열심히 해야 하고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최웅은 전교 꼴등이다.
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경쟁도 싫어한다.
평화롭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꿈이다.
학교에서는 극단적으로 다른 두 학생을 한 다큐멘터리에 출연시킨다.
전교 1등과 전교 꼴등이 한 달 동안 함께 학교생활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두 사람은 촬영 내내 싸운다.
연수는 웅이 답답하다.
웅은 연수가 피곤하다.
둘은 10년 뒤에도 절대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거라고 말한다.
그런데 다큐멘터리 촬영이 끝난 뒤 두 사람은 연애를 시작한다.
그리고 5년 동안 사랑한다.
그런데 왜 헤어졌을까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누가 바람을 피운 것도 아니다.
사랑이 식은 것도 아니다.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를 좋아했다.
그런데 국연수가 먼저 최웅을 떠난다.
이유는 연수의 현실에 있다.
연수는 어린 시절부터 할머니와 어렵게 살아왔다.
돈이 없다는 사실을 너무 일찍 배웠다.
하고 싶은 것보다 해야 하는 것을 먼저 선택해야 했다.
친구들과 같은 것을 누리지 못해도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가난하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들키는 것도 싫었다.
그래서 연수는 강한 사람이 된다.
정확히는 강한 사람처럼 보이는 방법을 배운다.
국연수가 성공에 집착했던 이유
연수에게 성공은 단순한 욕심이 아니다.
생존이다.
돈이 있어야 할머니를 지킬 수 있다.
자신도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밀리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언제나 1등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최웅과 연애하면서 생긴다.
웅은 연수에게 쉬어도 된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웅과 함께 있을 때만큼은 연수도 자신의 삶을 잠깐 잊을 수 있다.
그래서 행복하다.
동시에 두렵다.
자신이 점점 최웅에게 기대기 시작한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내가 버릴 수 있는 건 너밖에 없어”
연수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 한꺼번에 닥친다.
돈 문제도 있다.
할머니도 돌봐야 한다.
자신이 꿈꾸던 미래도 불확실하다.
그런데 연수에게는 버릴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다.
할머니를 버릴 수 없다.
생계를 포기할 수도 없다.
자신의 책임을 내려놓을 수도 없다.
결국 그녀가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 유일한 것은 최웅이다.
그래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난다.
이별하면서도 진짜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
자존심 때문이다.
자신이 초라해서 헤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웅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다.
그 결과 최웅에게는 가장 잔인한 상처만 남는다.
최웅에게 이별은 왜 더 큰 상처였을까
최웅은 겉으로 보면 걱정 없이 자란 사람처럼 보인다.
좋은 부모님이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크지 않다.
하지만 웅에게도 오래된 상처가 있다.
그는 어린 시절 버려졌다는 기억을 마음 깊은 곳에 가지고 있다.
그래서 누군가 자신을 떠나는 상황에 유난히 약하다.
연수가 아무런 설명 없이 자신을 버렸을 때 웅에게는 단순한 연애 실패가 아니었다.
또다시 버려졌다는 경험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5년 뒤 다시 만났을 때도 연수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
여전히 좋아하지만 다시 버려질까 두렵다.
사랑보다 상처가 먼저 반응한다.
5년 뒤, 두 사람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시간이 흘러 스물아홉이 된다.
국연수는 홍보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직장인이 된다.
자신이 원했던 ‘성공한 어른’에 어느 정도 가까워졌다.
최웅 역시 예상과 다르다.
학창 시절 전교 꼴등이었던 그는 고오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유명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어 있다.
특히 건물과 풍경을 그리는 작품으로 성공한다.
두 사람 모두 10대 시절 생각했던 미래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르게 살아간다.
그리고 과거 다큐멘터리가 인터넷에서 다시 인기를 얻으면서 제작진은 두 사람의 현재 모습을 다시 찍으려고 한다.
절대 만나고 싶지 않았던 두 사람이 또다시 카메라 앞에 놓인다.
두 번째 다큐멘터리는 무엇이 달랐을까
첫 번째 다큐멘터리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잘 몰랐다.
그래서 싸움도 가볍다.
하지만 두 번째 다큐멘터리에서는 다르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상대가 어떻게 웃는지도 안다.
언제 화를 내는지도 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기억한다.
무엇보다 어떻게 헤어졌는지도 안다.
그래서 작은 행동 하나에도 과거의 감정이 따라붙는다.
〈그 해 우리는〉이 재회 로맨스를 설득력 있게 만드는 부분이다.
두 사람이 갑자기 다시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다.
사랑이 완전히 끝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조금씩 인정하게 된다.
김지웅은 왜 자신의 마음을 숨겼을까
김성철이 연기한 김지웅은 최웅의 오랜 친구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국연수를 좋아했다.
하지만 친구의 연인이 된 연수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는다.
웅과 연수가 헤어진 뒤에도 쉽게 다가가지 않는다.
지웅은 다른 사람의 삶을 카메라 뒤에서 바라보는 데 익숙한 사람이다.
자신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보여주기보다 관찰한다.
이 성격은 그의 성장환경과도 이어진다.
항상 누군가에게 충분히 사랑받지 못했다고 느껴왔기 때문에 먼저 무언가를 원한다고 말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연수를 좋아하면서도 오래 바라보기만 한다.
지웅의 짝사랑이 답답하게만 보이지 않는 이유
보통 삼각관계 드라마라면 지웅이 적극적으로 연수에게 다가가면서 갈등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렇게 사용하지 않는다.
지웅도 알고 있다.
연수의 마음이 결국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그렇다고 자신의 감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지웅의 이야기는 ‘연수를 차지하지 못한 남자’보다 평생 자신의 감정을 뒤로 미뤄온 사람이 처음으로 자신을 바라보기 시작하는 과정에 가깝다.
후반부에는 어머니와의 관계까지 마주하면서 지웅 자신의 이야기가 중요해진다.
엔제이는 왜 최웅을 좋아했을까
노정의가 연기한 엔제이는 정상급 아이돌 스타다.
화려한 삶을 살고 있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시선에 지쳐 있다.
모든 행동이 기사와 댓글이 된다.
누군가 자신에게 다가와도 엔제이라는 스타를 좋아하는 것인지 자신을 좋아하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그런 엔제이가 최웅의 그림에 관심을 갖는다.
그리고 최웅에게도 호감을 느낀다.
웅은 엔제이를 특별한 연예인처럼 대하지 않는다.
그녀가 유명하기 때문에 가까이하려 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런 태도가 엔제이에게 편안함을 준다.
하지만 최웅의 마음은 이미 다른 곳에 있다.
엔제이는 결국 그 사실을 받아들인다.
최웅은 왜 사람을 그리지 않았을까
최웅의 그림에는 사람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주로 건물과 풍경을 그린다.
사람은 변한다.
떠날 수도 있다.
반면 건물은 그 자리에 오래 남아 있다.
그래서 사람을 그리지 않는 최웅의 방식은 그의 상처와 연결해서 볼 수 있다.
누군가에게 버려지는 것이 두려운 사람이 변하지 않는 것을 그린다.
그런 최웅이 마지막에는 중요한 사람을 그린다.
바로 국연수다.
이 변화는 단순한 그림 스타일의 변화가 아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잃을 수 있다는 위험까지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두 사람은 어떻게 다시 사랑을 인정했을까
재회 직후에는 계속 싸운다.
서운함도 많다.
최웅은 연수에게 상처받았다고 생각한다.
연수는 아직도 진짜 이별 이유를 말하지 못한다.
하지만 촬영 때문에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그리고 오래 눌러놓았던 감정이 다시 나온다.
질투한다.
상대가 다른 사람과 있는 모습을 신경 쓴다.
서로를 피해 다니다가도 다시 찾는다.
결국 최웅은 자신이 연수를 여전히 보고 싶어 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두 사람은 다시 연애를 시작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드라마가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재결합보다 더 중요한 것은 두 번째 연애다
첫 번째 연애에서 두 사람은 서로 사랑했지만 중요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연수는 자신의 가난을 숨긴다.
웅도 자신의 버림받은 상처를 깊이 말하지 않는다.
서로 가장 가까운 사이였지만 가장 아픈 부분은 숨겼다.
두 번째 연애에서는 달라진다.
연수는 자신의 약함을 조금씩 보여준다.
웅 역시 자신이 가지고 있던 불안과 과거를 말한다.
그래서 두 번째 사랑은 첫 번째 사랑보다 화려하지 않지만 훨씬 단단하다.
두 사람이 성장했다는 사실은 다시 만났다는 결과가 아니라 이제는 숨지 않고 말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드러난다.
다시 찾아온 선택, 최웅의 유학
최웅은 자신의 작품 활동을 넘어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는다.
프랑스에서 건축 공부를 할 기회가 생긴다.
과거의 두 사람이라면 여기서 다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한 사람에게 중요한 기회가 생기면 다른 사람이 포기하거나, 아무 말 없이 혼자 결정했을 것이다.
최웅은 이번에는 다르게 행동한다.
연수에게 자신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함께 가자고 제안한다.
국연수는 왜 최웅과 함께 가지 않았을까
연수는 웅을 사랑한다.
그렇다고 자신의 삶을 버리고 따라가지는 않는다.
이 선택이 중요하다.
첫 번째 연애 당시 연수는 사랑과 현실 가운데 하나를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최웅을 버렸다.
두 번째 연애의 연수는 다르다.
웅의 꿈을 응원하면서 자신의 삶 역시 지킨다.
웅 역시 연수에게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두 사람은 장거리 연애를 선택한다.
과거에는 떨어지는 것이 곧 이별이었다.
이제는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관계가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이것이 두 사람이 성장했다는 가장 분명한 장면 중 하나다.
그 해 우리는 결말
결말 핵심 스포일러
최웅은 결국 해외로 공부하러 떠난다.
국연수는 한국에 남는다.
두 사람은 다시 떨어져 지내지만 이번에는 헤어지지 않는다.
시간이 흐른다.
2년 후.
최웅은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국연수와의 관계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제 두 사람은 과거처럼 불안 때문에 상대방을 밀어내지 않는다.
최웅은 연수에게 자신의 마음을 분명하게 표현한다.
그리고 평생 사람을 그리지 않았던 최웅이 처음 만났던 열아홉 살의 국연수를 그려준다.
그 그림과 함께 청혼한다.
최웅과 국연수는 결혼하나요?
그렇다.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두 사람은 부부가 되어 다시 카메라 앞에 앉아 있다.
고등학생 때 찍었던 첫 다큐멘터리.
헤어진 연인이 되어 찍었던 두 번째 다큐멘터리.
그리고 이번에는 결혼한 부부의 모습으로 다시 촬영한다.
처음에는 10년 뒤 다시 볼 일 없다고 말했던 두 사람이 결국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같은 카메라 앞에 앉게 된 것이다.
이 장면으로 드라마는 끝난다.
마지막 다큐멘터리가 의미하는 것
이 작품에서 카메라는 단순한 촬영 장치가 아니다.
시간을 기록한다.
열아홉 살의 두 사람을 남긴다.
스물아홉 살의 두 사람도 남긴다.
그리고 그 사이에 사람은 바뀐다.
같은 최웅과 국연수지만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다.
그래서 마지막 다큐멘터리는 행복한 결혼을 보여주는 장면이면서 동시에 드라마 전체의 주제를 완성한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지나고 나서야 의미를 알게 되는 시간이 있다.
당시에는 평범하거나 힘들기만 했던 순간도 시간이 지나면 가장 소중한 기억이 될 수 있다.
제목 〈그 해 우리는〉 역시 바로 그런 시간을 가리킨다.
‘그 해’는 어느 해를 의미할까
하나의 해를 말한다고 보기 어렵다.
고등학생이었던 그 해일 수도 있다.
5년 만에 다시 만난 스물아홉의 그 해일 수도 있다.
결혼한 뒤 또 다른 시간을 의미할 수도 있다.
사람에게는 삶을 살아가면서 계속 기억하게 되는 특정한 시간이 있다.
최웅과 국연수에게는 서로와 함께했던 여러 시간이 바로 ‘그 해’다.
그래서 마지막에 중요한 의미가 생긴다.
그들에게 ‘그 해’는 끝난 과거가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질 시간이다.
국연수의 진짜 성장은 무엇이었을까
연수는 처음부터 능력 있는 사람이다.
공부도 잘했다.
직장에서도 열심히 일한다.
그래서 성장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연수에게 필요한 성장은 능력이 아니었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가난했던 연수는 무엇이든 혼자 감당하는 습관이 있다.
힘들다고 말하는 순간 자신이 약해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에게조차 현실을 숨긴다.
마지막의 연수는 다르다.
자신이 힘들다는 사실을 말할 수 있다.
웅에게 기대기도 한다.
동시에 자신의 삶도 포기하지 않는다.
강한 척하는 사람에서 정말 단단한 사람으로 변한 것이다.
최웅의 진짜 성장은 무엇이었을까
최웅은 경쟁을 싫어한다.
욕심도 없어 보인다.
그냥 조용히 살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 역시 완전히 자유로운 선택은 아니었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욕심을 내지 않는 측면이 있다.
원하면 잃을 수도 있다.
누군가를 너무 사랑하면 버림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거리를 둔다.
하지만 연수와 다시 만나면서 달라진다.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것도 인정한다.
유학에도 도전한다.
연수에게 사랑한다고 말한다.
결혼해달라고 먼저 손을 내민다.
아무것도 원하지 않으려 했던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할 수 있게 된다.
김지웅에게도 ‘그 해’가 필요했던 이유
지웅은 오랫동안 다른 사람을 촬영한다.
최웅과 연수를 바라본다.
카메라 뒤에 숨는다.
자신의 삶보다 다른 사람의 삶을 관찰하는 것이 편하다.
하지만 결국 지웅도 자신의 문제를 피할 수 없다.
어머니와의 관계를 마주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외로움을 인정한다.
그리고 자신의 곁에 계속 있었던 사람들도 보기 시작한다.
지웅의 이야기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이 작품은 연애에 성공해야 성장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난다.
누군가는 짝사랑을 정리한다.
누군가는 가족과의 오래된 문제를 마주한다.
각자의 속도로 자신의 삶에 들어간다.
엔제이가 좋은 서브 캐릭터였던 이유
엔제이는 흔한 로맨스 드라마라면 두 주인공 사이를 방해하는 인물로 사용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작품은 엔제이를 악역으로 만들지 않는다.
최웅을 좋아한다.
자신의 마음도 솔직하게 표현한다.
하지만 상대가 자신을 선택하지 않는다고 해서 국연수를 공격하거나 두 사람을 망가뜨리지 않는다.
결국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친구라는 새로운 관계를 받아들인다.
그래서 엔제이는 ‘실패한 서브 여주’가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게 정리하는 또 한 명의 청춘으로 남는다.
왜 이 드라마는 큰 사건이 없는데도 오래 기억될까
〈그 해 우리는〉에는 살인사건도 없다.
출생의 비밀로 관계가 뒤집히지도 않는다.
거대한 악역도 없다.
두 사람이 헤어진 이유도 매우 현실적이다.
그래서 오히려 공감된다.
좋아하지만 헤어질 수 있다.
사랑하지만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을 수 있다.
상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사랑하지 않는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야 그때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도 있다.
이 드라마는 이런 아주 작은 감정을 세밀하게 따라간다.
첫 번째 사랑과 두 번째 사랑의 차이
첫 번째 연애에서 두 사람은 사랑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요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연수는 힘든 현실을 숨긴다.
웅은 버림받는 것이 두렵다는 사실을 숨긴다.
결국 숨긴 것들이 이별을 만든다.
두 번째 연애에서는 사랑 외에 다른 것이 생긴다.
대화.
이해.
기다림.
각자의 삶을 인정하는 태도.
그래서 최웅이 해외로 떠나는 상황에서도 이번에는 헤어지지 않는다.
첫 번째 사랑에서는 거리가 생기면 관계도 끝났지만, 두 번째 사랑에서는 거리가 생겨도 서로를 믿는다.
이것이 두 사람의 가장 큰 변화다.
그 해 우리는 결말 해석
마지막 결혼은 단순한 팬서비스가 아니다.
두 사람의 성장을 가장 쉽게 보여주는 결과다.
과거의 최웅은 연수에게 버려질까 두려웠다.
과거의 연수는 자신의 현실 때문에 웅을 먼저 버렸다.
두 사람 모두 사랑하면서도 관계가 끝날 가능성부터 두려워했다.
마지막에는 다르다.
최웅은 먼저 미래를 제안한다.
연수는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결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둘이 처음으로 미래를 함께 선택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예전에는 과거에 상처받고 현재를 불안해했다.
이제는 앞으로의 시간을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 해 우리는 총평
〈그 해 우리는〉을 단순히 첫사랑 재회 로맨스로만 보면 꽤 익숙한 이야기다.
전교 1등과 전교 꼴등이 사랑한다.
헤어진다.
5년 뒤 다시 만난다.
결국 재결합하고 결혼한다.
결과만 보면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좋은 이유는 결과에 도착하는 과정에 있다.
국연수가 왜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버렸는지 보여준다.
최웅이 왜 그 이별을 쉽게 잊지 못했는지도 보여준다.
김지웅이 왜 자신의 마음을 숨겼는지, 엔제이가 왜 평범한 관계를 원했는지도 바라본다.
누구도 단순히 사랑에 실패하거나 성공하는 인물로 소비되지 않는다.
각자의 결핍을 가지고 살아가던 사람들이 조금씩 자기 마음을 말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마지막에 두 사람이 결혼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예전에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의 약한 모습을 이제는 서로에게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아마 그것이 〈그 해 우리는〉이 말하는 어른의 사랑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그 해 우리는 자주 묻는 질문
그 해 우리는 몇 부작인가요?
총 16부작입니다.
최웅과 국연수는 몇 년 사귀었나요?
고등학교 시절 인연을 맺은 뒤 연인이 되어 약 5년간 교제했고, 이별 후 약 5년이 지나 다시 만나게 됩니다.
국연수는 왜 최웅과 헤어졌나요?
최웅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할머니에 대한 책임, 자신의 현실에 대한 열등감이 커지면서 가장 사랑하는 최웅을 먼저 밀어냅니다.
최웅의 직업은 무엇인가요?
‘고오’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주로 건물과 풍경을 그립니다.
김지웅은 국연수를 좋아하나요?
네. 오랫동안 국연수를 좋아했지만 최웅과의 관계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합니다.
엔제이와 최웅은 사귀나요?
아닙니다. 엔제이는 최웅에게 호감을 표현하지만 최웅의 마음은 국연수에게 있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편안한 친구 관계로 정리됩니다.
최웅은 왜 해외로 떠나나요?
자신의 그림과 건축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해외 유학을 선택합니다.
국연수도 최웅을 따라가나요?
아닙니다. 연수는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한국에 남고, 두 사람은 떨어져서도 관계를 이어갑니다.
최웅과 국연수는 마지막에 결혼하나요?
네. 2년 뒤 돌아온 최웅이 국연수에게 청혼하고, 마지막 에필로그에서는 부부가 된 두 사람이 다시 다큐멘터리 카메라 앞에 앉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