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KBS 1TV
방영 기간: 2011년 6월 4일 ~ 2012년 4월 29일
회차: 총 92부작 (대하드라마)
주요 출연: 이태곤, 김승수, 임호, 박정철, 오지은, 이인혜, 김철기 외
장르: 사극, 역사, 전쟁
볼 수 있는 곳: 웨이브(wavve)
안녕하세요! 오늘은 고구려의 정복왕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광개토대왕을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어릴 때부터 이름만 들어도 웅장한 느낌을 주는 왕이잖아요. 그래서 큰 기대를 안고 처음부터 끝까지 정주행을 했는데요, 기대와는 조금 다른 부분도 있었고,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본 부분도 있어서 솔직하게 후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결말까지 전부 다루는 글이니, 아직 안 보신 분들은 이 점 참고해 주세요.
등장인물 및 연기
먼저 주인공 담덕 역을 맡은 배우 이태곤 이야기부터 해볼게요. 담덕은 고구려의 왕자로 태어났지만, 편하게 살지 않고 스스로 장수의 길을 걸어요. 이태곤 배우는 어릴 때부터 강한 훈련을 받으며 성장하는 담덕의 모습을 힘 있게 표현했어요. 특히 전쟁터에서 소리를 지르며 병사들을 이끄는 장면에서는 정말 왕의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다만 극 후반으로 갈수록 대사와 표정이 조금 반복되는 느낌이 있어서, 그 부분은 살짝 아쉬웠어요.
🔹 도영 (오지은) 도영은 담덕의 태자비였던 인물이에요.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 이리저리 휘둘리는 슬픈 운명을 가진 여인인데, 오지은 배우가 눈물 연기를 참 애틋하게 잘 해냈어요. 담덕을 향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표정 연기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 약연 (이인혜) 약연은 담덕과 대립하는 신하 개연수의 딸이에요. 처음에는 원수 집안의 자식으로 만나지만, 여러 사건을 겪으며 담덕의 곁을 지키는 인물로 자리 잡아요. 고구려판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느낌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인혜 배우는 강단 있는 모습과 여린 모습을 오가며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어요.
🔹 모용보 (임호)와 아신왕 (박정철) 이 두 사람은 담덕의 라이벌로 등장하는 인물이에요. 모용보는 후연의 왕자로 담덕과 계속 전쟁을 벌이고, 아신왕은 백제의 왕으로 담덕에게 계속 패배하는 인물이에요. 두 배우 모두 열연을 펼쳤지만, 대본 자체가 두 사람을 자꾸 무너지기만 하는 캐릭터로 그려서 라이벌로서의 힘이 점점 약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도 임호 배우의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 연기는 볼 만했습니다.
🔹 사갈현 (김철기) 사갈현은 원래 담덕을 죽이려던 자객이었는데, 오히려 담덕에게 마음을 돌려 최측근 호위대장이 되는 인물이에요. 극 중에서 가장 사랑받은 캐릭터 중 하나로 꼽히는데요, 김철기 배우의 절제된 연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다만 생각보다 이른 회차에 세상을 떠나서 많은 시청자들이 아쉬워했다고 해요.
이 밖에도 고구려 왕실과 신하들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면서 극의 무게감을 잡아줬어요. 전체적으로 배우들의 연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인물들의 성격이 자꾸 앞뒤가 바뀌는 전개 때문에 연기가 빛을 보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스토리 및 반전
⚠️ 지금부터는 결말을 포함한 내용이 이어집니다.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으시면 다음 부분으로 넘어가 주세요.
광개토대왕의 이야기는 고구려가 힘을 잃어가던 시기에서 시작해요. 후연의 황제 모용수는 큰 야망을 가지고 고구려를 정벌하려고 해요. 아들 모용보를 앞세워 15만 대군을 보내 고구려의 요동성을 공격하죠. 이때 담덕은 왕자의 신분을 숨기고 요동성의 장수로 살아가고 있었어요. 나라가 위기에 처하자 담덕은 스스로 위험한 작전에 뛰어들어 적의 정보를 파악하고, 몰래 움직이며 고구려를 지켜내는 데 큰 역할을 해요. 이 초반부는 전투 장면도 웅장하고, 담덕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영웅으로 성장하는지 보여주는 부분이라 몰입감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예요. 원래대로라면 담덕은 이야기 초중반쯤에 왕위에 올라 정복 전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신하 개연수와의 갈등, 나라 안의 권력 다툼, 주변 나라들과의 자잘한 충돌이 계속 이어지면서 이야기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요. 결국 담덕이 왕위에 오르는 시점이 47회쯤이 되어서야 이루어지는데요, 전체 92부작 중 절반이 지난 시점이라 시청자 입장에서는 "언제 왕이 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야기가 늘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야기 중반부에는 담덕과 도영, 약연 사이의 삼각관계도 큰 비중을 차지해요. 도영은 원래 담덕의 태자비였지만, 후연의 계략에 휘말려 실종되고, 결국 백제로 흘러가 아신왕의 보호를 받게 돼요. 담덕은 왕후 자리에 약연이 있음에도, 도영의 소식을 듣자마자 신하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그녀를 찾으려 해요. 이 부분에서 담덕이 도영에게 얼마나 진심이었는지가 잘 드러나는데, 결국 이 사랑은 비극으로 끝나요.
이야기 후반부, 담덕이 아신왕을 향해 화살을 쏘는 장면에서 도영이 스스로 몸을 던져 화살을 막아내고 세상을 떠나게 돼요. 담덕이 평생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이 도영이었다는 사실이 이 장면에서 확실하게 드러나면서,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만든 장면이었어요. 이후 담덕은 슬픔을 딛고 약연을 왕후로 맞이하며 나라를 안정시키는 데 집중하게 됩니다.
이야기의 가장 큰 반전은 결말부에 몰려 있어요. 담덕은 결국 후연을 완전히 장악하는 데 성공하고, 놀랍게도 적이었던 고운을 후연의 새로운 황제 자리에 앉히는 결정을 내려요. 원래 고운은 후연 쪽 인물이지만 고구려 편에서 여러 정보를 제공하며 담덕을 도왔던 인물이었는데, 그 공을 인정받아 황제 자리까지 오르게 되는 거예요. 적국의 황제 자리에 자신과 인연이 깊은 인물을 앉힌다는 설정 자체는 꽤 파격적인 반전이라 흥미롭게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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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결말로 갈수록 제작비 문제로 여러 등장인물이 갑자기 사라지듯 퇴장하거나, 이전 작품들의 전투 장면을 다시 사용하는 부분이 눈에 띄어서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어요. 원래 80부작으로 기획했다가 100부작으로 늘렸다가 다시 92부작으로 줄어드는 과정에서 이야기의 흐름이 여러 번 흔들린 느낌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고구려가 후연과 백제를 차례로 누르고 동아시아의 강한 나라로 성장해가는 과정 자체는 통쾌하게 볼 수 있는 부분이었어요. 특히 전투 장면에서 사용된 컴퓨터 그래픽은 당시 기준으로 상당히 화려해서, 각 나라의 궁궐과 전쟁터를 웅장하게 표현한 점은 확실한 볼거리였습니다.
총평
광개토대왕은 한마디로 정리하면 "장점과 단점이 뚜렷한 드라마"였어요.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스케일이에요. 대규모 전투 장면과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각국의 궁궐과 전쟁터를 실감 나게 표현했고, 배우들의 연기도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었어요. 특히 이태곤 배우의 힘 있는 왕의 모습, 오지은 배우의 애틋한 감정 연기는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이었습니다.
반면 아쉬운 점도 분명히 있었어요. 왕이 되는 과정이 너무 늦게 진행되면서 이야기가 늘어지는 느낌이 강했고, 작가가 여러 번 바뀌면서 인물들의 성격이나 태도가 갑자기 달라지는 부분도 눈에 띄었어요. 또한 실제 역사와 다르게 상상력을 많이 더한 부분이 많아서, 역사적 사실을 기대하고 보신 분들이라면 다소 혼란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촬영 부분을 살펴보면, 이 드라마는 국내 사극 전용 촬영장에서 찍은 장면과 함께 대규모 컴퓨터 그래픽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요. 특히 후연의 수도인 용성을 표현할 때는 실제 야외 궁궐 세트를 배경으로 컴퓨터 그래픽을 합성해서, 국내에서 촬영하기 어려운 대규모 궁궐과 성곽의 모습을 실감 나게 담아냈습니다. 이런 기술적인 시도는 당시 사극 드라마 중에서도 눈에 띄는 부분이었어요.
이 드라마는 이런 분들께 추천하고 싶어요. 첫째, 대규모 전쟁 장면과 화려한 영상미를 좋아하시는 분. 둘째, 고구려라는 나라 자체에 관심이 많으신 분. 셋째, 긴 호흡의 대하드라마를 편하게 정주행하고 싶으신 분이에요. 반대로 빠른 전개와 탄탄한 개연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중간중간 답답함을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정리하자면, 광개토대왕은 완벽한 작품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고구려의 정복왕이 나라를 지키고 키워나가는 과정을 웅장한 스케일로 볼 수 있는 드라마예요. 담덕과 도영의 슬픈 사랑, 그리고 결말부의 반전까지 지켜보시면 나름의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긴 호흡의 사극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한 번쯤 시도해볼 만한 작품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